~ 베타 버전이라고 보내온 게임의 타격 감이 너무 이상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문제는 프로듀서인 내가 2D 스트라이프 애니메이션에 생초보라는 것이다. 그냥 어깨 너머로 본 것이 전부였는데 겁도 없이 뛰어든 셈이었다.

 

그 외주 프로그래머까지 초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그는 벌써부터 이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냥 여기서 포기해 버릴까?”

 

머리는 포기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가슴속은 포기하기 싫은 마음이 용솟음 쳤다. 외주 프로그래머가 대충 만들어서 보낸 것이 눈에 확 들어오니 오기까지 발동했다.

 

그래 죽이든 밥이든 끝까지 가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자 용기가 솟았다. 타격감을 살리게 위해 2D 스트라이프를 제대로 공부하기로 했다. 큰 마음을 먹고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을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샀다. 어느 정도 학습이 되었다.

 

수정 사항을 왕창 적어서 외주 프로그래머한테 보냈다. 그랬더니, 외주 프로그래머 갑자기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당초 기획과 다르게 자꾸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가서 제작하기 곤란하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다. 설명이 불확실하다고 상세하게 설명한 레벨 디자인 기획서를 요구했다.

 

~~ 이건 게임업계 셀러리맨들이 흔히 쓰는 핑퐁식 업무 증폭 시키기 레벨5 짜리 기술이었다.

 

내가 만일 그 외주 프로그래머와 같은 회사 직원이었다면 가볍게 이 핑퐁식 업무 증폭 기술을 써줄 것이다. 시간도 잘가고 몸도 바쁘다 보면 꼬박 꼬박 월급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그럴 입장이 아니었다. 내 위치는 시간을 소비할수록 직접 손해 보는 스타트업 CEO였다.

 

어차피 배는 산으로 갔다. 시간이 갈수록 이 프로젝트의 흥행 확률은 제로로 수렴해 간다. 내가 여기에 시간을 투자하기가 더욱 곤란해지고 있다.

 

과감한 결정이 필요했다. 당초 기획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보스전을 아주 쉽게 바꾸고, 보너스 게임 부분도 생략하기로 했다. 최초 개발 일정에서 40% 정도를 날려 버렸다. 

 

외주 프로그래머에게 이러한 내용을 알리니 아주 좋아했다. 몇 주만 투자하면 완성될 것이라고 답변이 왔다. (~ 이 사람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갑자게 불쌍하게 느껴졌다.)

 

2011년 여름에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해를 넘기고 봄을 맞이했다. 그리고 나와 외주 프로그래머 사이에는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

 

휴전협상이 시작되고 곧 끝나는 줄 알았던 전쟁이 2년간 더 진행되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6.25 당시 고지전과 비슷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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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AGONSTONE dstone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