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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6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③ (2)
  2. 2013.01.15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② (4)

심각했다. 회사 설립 후 처음 뽑은 직원이 경력자 코스프레라니 소위 멘붕에 빠지고 만 것이다.

 

정부 지원금으로 회사 월급을 일부 보조 받고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그만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이상적인 일은 그가 스스로 그만둔다고 말하는 것이다. .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없이 게임을 개발해야 되는 웰컴투 갓 뎀상황을 맞게 된다.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누굴 다시 뽑기도 두려웠다.

 

영세 스타트업에 실력 좋은 사람이 제 발로 오는 일은 확률상 제로!

 

현실은 매우 차갑다. 친인척 중에 그래픽 계통 종사자가 있으면 좋으련만 가난한 우리 집안은 예술 시키면 3대가 망한다는 근대 산업화 시대 속담을 철썩같이 믿는 집안이었다. 본가 외가 전수 조사를 해도 없었다.

 

게다가 나는 자연과학 전공이라 동기나 선후배들이 죄다 프로그래머 또는 애들 숫자 가르치며 먹고 사는 사람들 뿐이었다.

 

차라리 직접 그래픽을 해볼까? 미술은 학창 시절 완전히 담쌓아 놓고 지낸 분야인데 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다행히 미술 및 컴퓨터 그래픽 관련 책을 분석해 보니까 약간의 해결책이 떠올랐다.

 

게임 그래픽 작업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보통 우리나라 게임 그래픽 종사자들이 쓰는 방법이다. 타블렛을 이용하여 그래픽 작업을 한다. 연필 같은 입력 펜으로 그림 그리듯이 작업한다.

 

비트맵 방식의 그래픽 작업은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으며 드로잉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멘붕을 안겼던 경력자 코스프레 그래픽 디자이너는 드로잉 실력이 없었던 셈이다. 

 

두 번째는 3D 그래픽, 다른 측면에서 설명하면 벡터 방식이다. 폴리곤을 이용하여 벡터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니 2D 에서도 벡터 방식으로 그리는 방법이 있었다. .

 

드로잉에 약한 초보자도 이 벡터 방식으로 2D 그래픽을 그려보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물을 점, , 폐곡선으로 나눠서 표현하는 것이다.

 

색깔은 단순하게 표현하되 그라디에이션을 적용하면 그럴 듯 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쉽게 말해 도형자와 콤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자신감이 생겼다.

 

뜬금포스러운 자신감이 생기자 이제는 경력자 코스프레 디자이너를 보낼 일만 남았다. 어떻게 그를 자연스럽게 내보낼까?

 

봉인을 풀었다. 내가 직장 생활에서 익히 겪어 왔던 직원 내보내기 스킬 중 레벨 1단계를 썼다.

 

회사 만들자 마자 이런 방법을 쓰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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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AGONSTONE dstonegame

쿵푸 래빗의 기획서가 어느 정도 나올 무렵, 그래픽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를 구하게 됐다.

 

둘다 경력 10년차가 넘었다. 스타트업에서 이정도 경력자를 만나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게 엄청난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말았다.

 

나는 이들을 통해 게임 업계에서 경력이란 것은 정말 허울뿐인 껍데기라는 걸 실감했다. 오직 실력과 인성으로 판단했어야 했다. 그리고 실력과 인성을 판단하기에 나의 내공은 너무나 부족했다. 내가 실력이 없던 것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그는 W 중견 온라인 게임 회사에서 그래픽을 담당했다. 3년이 넘도록 개발했던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H게임학원에서 그래픽 강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에 투잡 형태로 일하고 싶어 했다. 본인 말로는 모바일부터 온라인까지 경력이 10년이 넘기 때문에 웬만한 그래픽 작업은 다 해봤다고 했다. 게다가 게임 업계에서 흔치 않은 H 미술 대학원 졸업자였다.

프로그래머는 외주 형태로 일을 맡기기로 했다. 그 역시 경력이 10년 가까이 되었다. 앞서 애니메이션 업체 사장님을 소개 시켜주었던 절친 후배와도 인연이 있던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Unity3D를 우리나라에서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처음 접했던 사람이다. 언리얼 엔진도 오랫동안 다뤄봤다고 했다.

 

게임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왔다.

애니메이션 사장님이 그려주신 캐릭터 컨셉 디자인을 토대로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캐릭터 3D 모델링과 배경을 맡기기로 했다. 3D 모델링이 나오면 리깅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게 맡기고 최종 FBX 파일이 나오면 프로그래머에게 넘겨 결과물을 산출하기로 했다.

 

프로그래밍이 될 동안 그래픽 디자이너가 남은 배경 및 이펙트 효과를 그리면 될 것 같았다. 그래픽 산출물이 나올 때까지 프로그래머의 업무는 잠시 홀딩 하기로 했다.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난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캐릭터 컨셉 디자인을 내밀었다. 난이도가 쉽고 베리에이션을 할 수 있는 돼지 캐릭터부터 작업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낮엔 학원 강사를 하고 밤에 회사에서 와서 3D 모델링 작업을 했다. 2주가 지나자 3D 모델링이 완성되었다. 나는 그 모델링을 리깅 에니메이션 업체에게 넘겼다.

 

그런데 리깅 애니메이션 업체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보내주신 3D 모델링이 리깅 작업하기 어렵게 주셨는데요. 조형미도 이상하고 특히 팔 부분을 이상하게 작업해서 저희가 하기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게 무슨 소리인가;;; 당시 3D 모델링에 문외한인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말했더니 그 업체 이상한 거 아니냐아마추어 같은 업체 같다고 오히려 반문했다.

 

게임 개발 시작 단계부터 묘하게 꼬였다. 하나는 확실했다. 둘 중 하나가 프로를 가장한 아마추어라는 것.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수 밖에 없었다. 난 큰 서점에 가서 관련 3D 그래픽 서적을 찾아봤다. 더불어 미술사 전공 책도 살펴 봤다. 그리기 기초 같은 책도 봤다.

 

처음에 잠깐 언급 했듯이 그 그래픽 디자이너가 프로를 가장한 아마추어라는 건 굳이 책을 보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래픽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소득을 얻게 되었다.

 

3D 모델링 분야도 세세하게 판다면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분야다. 학술적인 미술의 조형미와 첨단 IT 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는 하위급 기술로만 10년간 먹고 산 셈이었다. 그 분야의 고수가 본다면 그는 껍데기만 프로였다. 갑자기 그에게 배우고 있는 게임 학원생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그에게 종이와 연필을 주고 캐릭터를 한번 그려보라고 했다. 대뜸 못 그린다고 했다. 자기는 마우스와 타블렛으로 너무 오랫동안 작업했기 때문에 연필로 그리는 것은 못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생활의 달인사회자처럼 ~ 꺼져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뻔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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