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견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22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마지막회 (28)
  2. 2013.01.18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⑤

소송을 건다며 강하게 나가자 외주 프로그래머는 당황했다. 그가 잔금을 보내주면 이번 프로젝트를 포기할 마음도 있었다.

 

어차피 이 게임은 2년전에 기획했던 것이라 요즘 스마트폰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 난이도가 꽤 높았다. 버추어 패드 방식으로 조작하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그도 나한테 갈굼(?)을 당하느니 잔금을 돌려주고 손을 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웠다.

 

그런데 그는 예상과 달리, 나한테 사정을 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잔금을 돌려주기 힘드니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면 안되냐고 부탁하는 것이다.

 

난 정말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매일 출근해서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될 때까지 일을 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다시 영화 300을 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나는 관대하다

 

그는 우리 회사에 오더니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작업 속도가 엄청 빨랐다.결국 2주만에 지긋지긋한 이번 프로젝트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에게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주고 그만 가보시라고 인사를 했다. 아마 그도 다시는 나를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당초 제목이 ‘Kungfu Rabbit’인 이번 프로젝트는 모바일 블록버스터 MMORPG에 버금가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다. 내가 최초로 세운 개발 기간은 3개월이었다.

 

개발 기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의 자질을 기획자인 내가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의 책임감과 태도가 프로젝트 수행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절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 회사 프로그래머와 함께 부분 유료화 시스템을 접목 시키고 이번 프로젝트를 완전히 끝냈다. 그리고 앱스토어에 같은 제목의 게임이 있기 때문에 제목을 ‘Kungfu The Rabbit’으로 바꿔서 등록했다.

 

그리고 아무한테도 이 게임이 출시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 와이프 한테도 안 알렸다. 혹시 누가 받고 욕할까 봐 무료로 출시도 안했다.

 

‘Kungfu The Rabbit’이 애플 앱스토어에 서비스되던 날, 누군가는 혹시 이 게임이 대박이 나면 어쩔 거예요?”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내가 경험이 전혀 없으면, “글쎄요?”라며 일말의 기대감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럴 확률은 제로다!

 

보통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은 본인들이 만든 게임의 매출을 구체적으로 공개 안 한다.

 

그러나 나는 매우 관대한 사람이므로 공개한다.

 

2012 11 17, ‘Kungfu The Rabbit’ 0.99달러에 애플 앱스토에 출시됐다. 지금까지 매출은 28달러. 이 게임에 들어간 제작비는 3만 달러가 넘었다.

 

이 같은 매출 추이로 제작비를 회수하려면 ‘Kungfu The Rabbit’ 200년을 서비스해야 된다.

 

‘Kungfu The Rabbit’의 스크린샷을 볼 때 마다 정신을 차리게 된다.

 

이 게임이 나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소득은 실력이 없고 경험만 많은 그래픽 디자이너, 프로그래머를 보는 눈을 길렀다는 점이다.

 

그리고 같은 그래픽 리소스로 우리 회사 프로그래머와 내가 3개월 동안 직접 만든 쿵푸 대시는 이 게임보다 아주 많이 팔리고 있다.

 

물론 대박이 난 것은 아니다. ‘kungfu the rabbit’ 판매량이 워낙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아 보일 뿐이다.

 

Ps. 지금까지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를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반면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 경험을 계기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저작자 표시
신고

'STORY_Dragonsto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콜릿 등급  (0) 2013.05.07
기적의샷  (0) 2013.05.07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마지막회  (28) 2013.01.22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⑥  (2) 2013.01.21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⑤  (0) 2013.01.18
[실패한 게임 개발 일지] ④  (2) 2013.01.17
Posted by DRAGONSTONE dstonegame

 

~ 베타 버전이라고 보내온 게임의 타격 감이 너무 이상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문제는 프로듀서인 내가 2D 스트라이프 애니메이션에 생초보라는 것이다. 그냥 어깨 너머로 본 것이 전부였는데 겁도 없이 뛰어든 셈이었다.

 

그 외주 프로그래머까지 초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그는 벌써부터 이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냥 여기서 포기해 버릴까?”

 

머리는 포기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가슴속은 포기하기 싫은 마음이 용솟음 쳤다. 외주 프로그래머가 대충 만들어서 보낸 것이 눈에 확 들어오니 오기까지 발동했다.

 

그래 죽이든 밥이든 끝까지 가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자 용기가 솟았다. 타격감을 살리게 위해 2D 스트라이프를 제대로 공부하기로 했다. 큰 마음을 먹고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을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샀다. 어느 정도 학습이 되었다.

 

수정 사항을 왕창 적어서 외주 프로그래머한테 보냈다. 그랬더니, 외주 프로그래머 갑자기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당초 기획과 다르게 자꾸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가서 제작하기 곤란하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다. 설명이 불확실하다고 상세하게 설명한 레벨 디자인 기획서를 요구했다.

 

~~ 이건 게임업계 셀러리맨들이 흔히 쓰는 핑퐁식 업무 증폭 시키기 레벨5 짜리 기술이었다.

 

내가 만일 그 외주 프로그래머와 같은 회사 직원이었다면 가볍게 이 핑퐁식 업무 증폭 기술을 써줄 것이다. 시간도 잘가고 몸도 바쁘다 보면 꼬박 꼬박 월급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그럴 입장이 아니었다. 내 위치는 시간을 소비할수록 직접 손해 보는 스타트업 CEO였다.

 

어차피 배는 산으로 갔다. 시간이 갈수록 이 프로젝트의 흥행 확률은 제로로 수렴해 간다. 내가 여기에 시간을 투자하기가 더욱 곤란해지고 있다.

 

과감한 결정이 필요했다. 당초 기획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보스전을 아주 쉽게 바꾸고, 보너스 게임 부분도 생략하기로 했다. 최초 개발 일정에서 40% 정도를 날려 버렸다. 

 

외주 프로그래머에게 이러한 내용을 알리니 아주 좋아했다. 몇 주만 투자하면 완성될 것이라고 답변이 왔다. (~ 이 사람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갑자게 불쌍하게 느껴졌다.)

 

2011년 여름에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해를 넘기고 봄을 맞이했다. 그리고 나와 외주 프로그래머 사이에는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

 

휴전협상이 시작되고 곧 끝나는 줄 알았던 전쟁이 2년간 더 진행되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6.25 당시 고지전과 비슷했다.

 

(To be continue…)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DRAGONSTONE dstonegame


티스토리 툴바